눈치 보는 말똥구리
link  책벌레   2021-04-14

곤충학자 파브르는 말똥구리에 대한 통념을 깨트린 최초의 인물이다.
말똥구리는 다들 알다시피 똥 덩어리를 굴리고, 식량으로 삼고 그 속에 알을 낳는 곤충이다.
가끔 두 마리의 말똥구리가 잘 빚은 한 덩이 똥 근처에서 발견될 때가 있다.
서구의 자연 관찰자들은 이를 두마리의 말똥구리가 영차영차 협심해서 무거운 똥을 옮기는 것이라 생각했다.

곤충이라는 미물도 서로 서로 도울 줄 아는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파브르는 19세기 초 자신의 저서에서 이 통념을 뒤집는다.
두 말똥구리는 어려운 일을 돕는 동료가 아니었다.
파브르의 관찰에 따르면 두 벌레는 똥덩이의 주인과 그 똥덩이를 훔치려는 도둑이었다.

사람도 별 다를 바 없겠지만, 모든 동물의 행동은 배우자 자원을 찾는 일에 집중된다.
그리고 남이 찾아놓은 자원을 빼앗는 일은 그 자원을 직접 찾는 것보다 효율적일 때가 있다.
그런데 똥을 빼앗기 위해 호시탐탐하는 벌레의 행동을 협력의 태도로 착각하기 쉬운 이유가 있다.

사람들 중에도 강도질 하는 사람과 오천만원을 열배로 불려준다고 구슬리는 사람이 있듯
말똥구리 세계에도 주인을 마구 때리고
똥을 뺏어가는 말똥구리가 있는가 하면, 도와주는 척 하다 마지막 순간 똥을 들고 튀는
사기꾼 말똥구리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도와주는 척 하다 똥을 훔치는 사기행각을 정말 도와주는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하긴 인간도 곗돈 들고 도망가는 사람이 누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파브르는 이러한 사기행각에 속지 않고 곤충들을 꾸준히 관찰한 결과 통념을 뒤엎는 결론을 얻었다.

그런데 파브르의 활동시기 100여 년 전 이런 결론을 얻은 사람이 조선에 있었다.
바로 이익이다.
이익은 말똥구리가 똥덩이를 굴속에 넣어두고 먹는다는 사실을 관찰로 알고 있었다.
말똥구리는 굴을 파기 적당한 곳을 찾으면 소중한 똥을 옆에 놓고 굴을 파기 시작하는데
굴을 깊게 파고 들어갈수록 지상에 있는 똥을 주시하기 힘들어 진다.
그 순간 사기꾼은 이때다 싶어
재빨리 똥덩이를 훔쳐가는 것이다.








유학자의 동물원 지은이 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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